팬도럼 리뷰 (인간성, 생존윤리, 반전결말)
목적지에 이미 도착했는데도 800년 넘게 그 안에 갇혀 있었다면, 그건 감옥인가요 아닌가요. 《팬도럼》을 처음 봤을 때 저도 이 질문 앞에서 멈췄습니다. 우주 괴물 영화인 줄 알고 틀었다가, 결말에서 전혀 다른 이야기를 보게 됐습니다. 이 영화가 진짜로 묻는 건 괴물의 정체가 아니라, 극한 상황에서 인간을 인간답게 만드는 것이 무엇인가라는 질문이었습니다. 팬도럼(Pandorum)이라는 병, 그리고 생존윤리《팬도럼》(Pandorum, 2009)은 2205년을 배경으로 합니다. 세계 인구 250억이 넘어서고 자원 전쟁이 극에 달한 시대, 인류는 6만 명을 태운 이주선 엘리시움 호를 새로운 행성 타니스를 향해 띄웁니다. 바우어는 기억상실 상태로 수면 캡슐에서 깨어납니다. 자신의 이름도, 직업도, 왜 여기 있는..
2026. 9. 8.
뉴 노멀 리뷰 (일상 공간, 익명성, 현실 공포)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공포영화라길래 귀신이나 괴물이 나오는 줄 알았는데, 영화 《뉴 노멀》(2023)은 제가 어제도 이용했던 편의점, 집 현관, 데이팅 앱이 배경이었습니다. 다 보고 나서 한동안 현관 인터폰을 누르는 손이 망설여졌습니다. 정범식 감독 특유의 연출이 얼마나 일상을 날카롭게 파고드는지, 직접 보고 나서야 실감했습니다.일상 공간이 배경이라 더 무서웠던 이유제가 직접 봐봤는데, 이 영화가 다른 공포영화와 결정적으로 다른 점은 무대 설정입니다. 혼자 사는 여성의 원룸, 동네 편의점, 익명 커뮤니티, 데이팅 앱. 스크린 속 공간이 제 일상과 완전히 겹쳐서 몰입도가 달랐습니다.특히 가스 검침원이 현관문을 두드리는 장면은 제 경험상 가장 아찔했습니다. 주인공 현정은 낯선 방문자임을 알면서도 ..
2026. 9. 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