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리뷰4 구경이 드라마 리뷰 (정의의 기준, 이경 캐릭터, 추리 구조)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처음에 JTBC 드라마 《구경이》를 틀었을 때, 저는 그냥 가볍게 볼 수 있는 추리물이겠거니 했습니다. 그런데 고등학교 숙직실 냉장고 막걸리에 독을 탄 여고생 이야기로 시작하는 첫 장면에서 이미 예상이 완전히 빗나갔습니다. '나쁜 사람을 죽이는 행동이 정의가 될 수 있는가'라는 질문을 끝까지 놓지 않는 작품, 두 여자의 두뇌 싸움이 숨 막히게 교차하는 하드보일드 추적극입니다.이경이라는 인물 — 정의인가, 쾌락인가제가 직접 1화부터 4화까지 이어서 봤는데, 이경이라는 캐릭터를 두고 주변 반응이 정말 엇갈렸습니다. "저 정도 쓰레기면 죽어도 싸지 않냐"는 쪽과 "아무리 그래도 살인은 살인"이라는 쪽이 딱 갈리더군요. 저도 처음엔 이경의 타깃들이 워낙 명확한 악인이라서 순간적으.. 2026. 9. 5. 버터플라이 드라마 (가족갈등, 소통, 첩보액션) 가족을 위한 선택이라면 설명 없이 사라져도 괜찮을까요. 저는 이 질문을 버터플라이(Butterfly, 2025)를 보는 내내 떨쳐낼 수가 없었습니다.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 오리지널 드라마 버터플라이는 전직 요원 데이비드 정이 9년 만에 딸 리베카와 마주하면서 벌어지는 첩보 액션과 가족 드라마입니다. 화려한 로케이션과 빠른 전개 뒤에 숨어 있는 건, 결국 말하지 않아서 생긴 상처였습니다.가족갈등 — 말하지 않은 보호가 만든 9년의 상처아버지가 딸을 위해 사라졌다면, 그것이 진짜 사랑일까요. 데이비드는 9년 전 자신의 팀 전체를 함정에 빠뜨린 배신자를 피하기 위해 스스로 죽음을 위장하고 가족 곁에서 사라집니다. 이 과정에서 그는 딸 리베카에게 아무런 설명도 남기지 않았습니다.리베카의 입장에서는 열네 살에 아.. 2026. 9. 3. UNTAMED 줄거리 (죄책감, 진실, 결말) 범인을 잡으면 모든 게 해결될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넷플릭스 드라마 《UNTAMED》를 보고 나서 그 생각이 완전히 뒤집혔습니다. 이 작품은 수사극의 외형을 띠고 있지만, 본질은 죄책감을 안고 살아가는 한 인간의 이야기입니다. 요세미티 국립공원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이 드라마를 보는 내내, 오래전 제가 스스로를 탓하며 제자리를 맴돌던 시간이 자꾸 떠올랐습니다. 죄책감이 만든 수사관, 터너의 내면수사극에서 주인공 형사가 냉철하고 이성적이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분들도 계시겠지만, 저는 《UNTAMED》의 터너가 오히려 그 반대이기 때문에 훨씬 더 진하게 다가왔다고 생각합니다.터너는 미국 국립공원 내 범죄를 담당하는 ISB 요원(Investigative Services Branch Agent)입니다. 여기.. 2026. 8. 30. 시지프스 더 myth (후회, 선택, 시간여행) 후회 없이 살고 있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요. JTBC 드라마 《시지프스 : the myth》는 바로 그 질문을 정면으로 던집니다. 제가 이 작품을 보면서 가장 먼저 든 생각은 "아, 나도 저 사람이랑 별로 다르지 않다"였습니다. 천재 공학자가 비행기를 구하고, 미래에서 사람이 건너오는 SF 설정 안에 사실은 아주 단순하고 오래된 감정 하나가 숨어 있었습니다. 소중한 사람에게 끝내 못 한 말, 그 후회 말입니다. 후회가 만들어낸 이야기의 무게드라마의 주인공 한태술은 천재 공학자이자 퀀터맨타임의 회장입니다. 비행기가 추락하는 위기 상황에서 기압(대기압)과 끓는점의 관계를 즉석에서 활용해 전력을 복구하고, 자석으로 회로를 되살리는 장면은 솔직히 처음엔 좀 과하다 싶었습니다. 그런데 .. 2026. 8. 29. 이전 1 다음